2023 회고.

2023 회고.

취직하고 배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졌는데, 올해는 조금 더 길게 느껴진 거 같다. 사람이 나이가 들며 경험이 많이 쌓일수록 엔돌핀이 분비되는 일이 적어져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어디선가 봤는데 올해는 조금 더 길게 느껴진 것을 보니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했나보다.

튜터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우연한 기회로 스파르타코딩 내일배움캠프에서 React 튜터를 했다. 정해진 시간에 메타버스 플랫폼인 ZEP에 들어가서 튜티분들 질문을 받고 답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교무실에 앉아 있는 나
교무실에 앉아 있는 나

설명할 수 있으면 자기가 확실하게 아는 것이라고 누군가 그랬는데 그 말에 동의하게된 계기가 된 시간이었다. 유튜브에 간단한 강의도 찍어서 올려보고 처음으로 100명 이상 앞에서 세미나 발표도 해보고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경험하고 성장한 건 아마 튜터인 내가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4개월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질문에 대해 답변할 때 혹시나 내가 잘못된 선입견을 주입하거나 잘못된 말을 하지 않을까 진짜 여러 번 고민하고 말했던 거 같다.

당장의 지식이 많은 차이를 불러올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문제를 내가 어떻게 스스로 해결할 줄 아느냐인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튜티분들이 질문하러 왔을 때 고민한 흔적이 없다면 다시 고민하고 오라고 돌려보낸 적도 많다… (부디 상처받지 않으셨길.. 🙏 다 여러분을 위해…)

한 기수가 끝나고 바로 나와서 튜티분들 취업이 잘되었는지는 전달 받지 못했다. 올해는 진짜 취업시장이 HELL 그 자체여서 약간 걱정이 되지만 웹과 관련 분야에서 어디선가 우연한 기회로 같이 이야기 나누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다.

회사

1월부터 신용관리 팀으로 소속되면서 신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프로덕트를 만들었다. 팀원은 총 5명이었는데 팀원분들이 다 일에 프라이드가 있고 성격도 다 좋으셔서 트러블이 한 번도 없었던 거 같다.

나는 대인관계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편인데 올해는 진짜 취업하고 대인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제일 적었다.

그리고 팀별 OKR이 있는데 우리 팀이 제일 많이 달성했던 거 같고 성과 또한 훌륭했다! (우리팀 PO, 백엔드, 디자이너분들께 박수 👏👏👏)

1년 동안 팀에서 많은 프로덕트들을 런칭하고 합도 잘맞았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바라볼 때는 만족할 만한 성장을 하지는 못했다.

물론 내 성격상 내가 한 개발이 문제가 있거나 개선점이 있다면 알아서 야근을 하든 해서 개선하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뭔가 다 예상 가능한 범위내에서 발생한 문제랄까.. 웹 개발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다 예상 가능하다면 그건 내가 깊이 고민을 하지 않았거나 내가 고려조차 못한 수준의 문제들은 쳐다도 안 본 것이 아닌가?

연차도 슬슬 주니어에서 중니어?로 넘어가기 때문에 기존에 내가 하던 고민의 깊이나 범위를 한 차원 깊고 넓게 가져야 한다고 느낀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때는 무지성 공부가 짱이다.

스터디와 블로그

무지성 공부가 짱이기에 올해는 스터디를 많이 하려고 했다.

함수형 코딩 스터디

스터디원들과 쏙쏙 들어오는 함수형 코딩을 정리하고 매주 발표를 진행했다. 책을 다 읽고는 인프런에 있는 유인동님 강의를 듣고 주 2회 정도 모여 정리한 내용을 토의하고 발표했다.

나 같은 경우는 오랜만에 스터디를 하다보니 약간의 강제성이 있는 스터디에 참여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함수형 코딩을 개념부터 실전까지 3달 동안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다. 웹 쪽에서 유명한 오픈소스들은 함수형 코딩을 많이 활용하는데 오픈소스를 읽을 때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프론트엔드 아티클 스터디 / 모던 리액트 Deep Dive 스터디

사실 여기에 적힌 스터디빼고 다른 여러 스터디들도 시도를 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스터디가 다 터졌다 🤯 터질 때마다 인프런 스터디 커뮤니티에서 스터디를 구했는데 올해 8월 일주일에 두 개 정도 블로그 글을 공유하고 주말에 온라인으로 모여서 각자 공유한 포스트를 짧게 설명하는 스터디를 구했다.

운이 좋게도 열정있고 실력있는 분들이 많이 모인 스터디라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중간에 한번 터질 뻔 했지만 ㅎㅎ)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아 24년도 꾸준히 계속하고 싶다.

그리고 아티클 스터디에서 파생된 모던 리액트 Deep Dive 스터디가 있는데 이 스터디는 모던 리액트 Deep Dive 책을 한 주에 한 Chapter 씩 읽고 정리한 후 사다리를 타서 발표자를 정하는 스터디이다. 책 내용이 적당히 어렵고 몰랐던 부분도 많이 알 수 있게 해줘서 마음에 들고, 스터디도 게스트 초대 등 새로운 룰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잘 유지되어서 만족스럽다!

글또 9기

마지막 스터디로는 12월에 시작한 글또 9기인데 글또는 “글쓰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의 줄임말이다. 2주에 한 번씩 블로그 글을 포스팅하는 스터디이다. 나도 블로그가 있긴 하지만 이게 안 써 버릇하면 진짜 안 쓰게 된다. 그래서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신청한 스터디이다. 지금까지는 빠짐없이 글을 포스팅하고 있다. 또 모임 내부에서 여러 사람과 커피챗하는 제도도 있는데 요것도 해봐야겠다.

블로그 리뉴얼

20년도인가.. Gatsby로 만든 내 블로그는 너무 노후되었다. Gatsby Template를 가져다 살짝 변형해서 배포했는데 그때는 직무가 프론트엔드도 아니였어서 지금 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기술 블로그 디자인을 참고해서 이번엔 내가 NextJS로 직접 만들어봤다. Notion이랑 연동하고 ISR를 활용해서 배포 없이 글을 추가 / 수정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만족스럽게 블로그를 쓰고 있고 24년도에 계속 Develop 시켜야겠다.

여행

취업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서 나의 여행길이 막혔다. 올해부터 조금씩 풀리기 시작해서 20대 때는 많이 못 가본 해외여행을 가보려했다. 3월 필리핀, 6월 일본, 10월 베트남을 다녀왔다.

평생을 한국에서만 살다가 해외를 가보니 내가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한 것을 느껴볼 기회가 생긴다.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수능형 영어는 나름 하는 나였지만 회화는 정말 안된다는 걸 필리핀에서 많이 느꼈다.

마음속으로는 30살부터 영어를 공부하는 건 늦었다고 생각하던 차에 가수 성시경님이 일본어를 정말 잘하는 걸 유튜브에서 봤는데 40대 때부터 일본어를 시작했다고 한다. 30살에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말도 안 돼서 간단히라도 시작해 보려고 했다.

그 와중 회사 동료가 말해보카라는 어플을 추천해 줘서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24년도에는 이뤄야 할 목표 중 우선순위가 있는데 1, 2 순위에 있는 목표를 빨리 이루고 영어 공부에 시간을 많이 쏟아보고 싶다.

짧은 글로는 적기 힘든 많은 경험을 했고 한마디로 23년도 여행은 너무 좋았다. 24년에도 꼭 한 번 이상 해외여행을 가야겠다.

운동

22년 10월 말쯤에 담배를 끊고 살이 한 7~8키로가 쪄버렸다. 나는 일생을 말라깽이로 살아왔는데 넘치는 나의 식욕이 불편했고 태어나서 처음 배가 나오는 내가 싫었다. 그래서 헬스장을 끊어서 22년 12월부터 꾸준히 가려고 했다. PT를 따로 하지는 않았고 헬스장을 다니던 친구들한테 배웠다. 물론 그 친구들도 PT를 배운 적은 없지만 그래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요즘 느낀 건 내가 무엇을 할 때 막 열정적으로 짧은 시간에 대단한 노력을 들여서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꾸준히는 하는 것 같다. 담배 끊기 전의 체중으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지방은 4키로 정도 다시 뺐고 근육량은 꽤 늘었다. 24년부터는 헬스장을 집 앞으로 옮겨서 PT도 받아보려고 한다.

10년 가까이 피던 담배를 끊어 그로 인해 찐 살을 빼기 위해 헬스장을 다녔으니 만족할 만한 과정이다.

붕붕이

차도 샀다! 너무 좋다! 적당한(..?) 소비는 삶의 활기를 돋아주는 것 같다.

마무리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23년도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24년도는 더 바쁘게 살아야지!